지금까지 AI는 주로 인간이 제공한 데이터를 학습하고 질문에 답하는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나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전문가들은 AI가 ‘경험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딥마인드의 David Silver와 강화학습의 선구자 Richard Sutton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AI가 인간 제공 데이터에 의존하는 단계를 넘어, 스스로 경험을 통해 학습하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주장하는데요.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적 발전을 넘어 기업 환경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경험의 시대'라는 새로운 AI 패러다임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것이 기업과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아보겠습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복잡한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비유로 풀어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쉽게 풀어보는 경험의 시대와 AI 에이전트
지금까지의 AI는 마치 열심히 공부한 학생과 같습니다.
인터넷에 있는 책과 글을 읽고 사람들이 알려준 정보를 외워서 질문에 답합니다. ChatGPT와 같은 AI가 대표적인 예죠. 하지만 곧 다가올 '경험의 시대'의 AI는 더 이상 단히 학습 기반이 아니라 경험 기반의 능동적 형태로 변화하게 됩니다.
이런 AI는 우리 아이가 처음 자전거를 배우는 것과 비슷합니다.
처음에는 설명서나 부모님의 조언(인간 데이터)이 도움이 되지만 실제로 자전거에 올라 넘어지고, 균형을 잡고, 다시 시도하면서 진짜 자전거 타는 법을 익히는 거죠. AI도 마찬가지로, 실제 세계와 상호작용하며 자신의 행동 결과를 관찰하고, 그로부터 학습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런 '경험하는 AI'가 우리 일상에서는 어떻게 쓰일까요?
예를 들어, 여러분의 일정관리를 돕는 AI 비서를 상상해보세요. 처음에는 "회의 일정을 잡아줘"라는 명령에 단순히 반응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AI는 여러분이 월요일 아침 회의를 싫어한다는 것, 특정 팀과의 회의 후에는 항상 피곤해한다는 것, 그리고 중요한 미팅 전에는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배웁니다. 그래서 점차 "이번 회의는 화요일 오후로 잡는 게 어떨까요? 월요일 아침은 항상 부담스러워하시는 것 같아서요."와 같이 더 스마트한 제안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기업 환경에서는 이러한 AI가 데이터 분석, 고객 상담, 생산 라인 모니터링 등 다양한 업무를 단순히 '수행'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개선하고 최적화하게 됩니다. 직원이 매번 알려주지 않아도, 경험을 통해 더 나은 방법을 찾아내는 거죠.
이것이 바로 '경험의 시대'가 가져올 변화입니다.
경험의 시대 개념과 특성
DeepMind의 David Silver와 Richard Sutton은 논문에서 ‘인간 제공 데이터만으로 학습하는 지도학습 방식의 발전 속도가 명백히 느려지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신호’라고 주장합니다.
그들이 제시하는 해결책은 바로 AI가 ‘자신의 경험, 즉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생성한 데이터로부터 지속적으로 학습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경험의 시대 AI는 다음 네 가지 핵심 특성을 갖추게 될겁니다.
1. 연속적 경험 흐름(Streams)
기존 AI는 분리된 작업들을 개별적으로 처리합니다. 반면, 경험의 시대 AI는 ‘인간처럼 장기적 시간 척도에 걸쳐 진행되는 자신만의 경험 흐름을 갖게’ 됩니다. 이를 통해 AI는 과거 경험을 축적하고, 장기적 목표를 계획하며, 시간에 따라 새로운 행동 패턴에 적응할 수 있게 됩니다. 최근 등장한 긴 컨텍스트 윈도우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는 메모리 아키텍처를 가진 AI 시스템에서 이러한 특성의 초기 형태를 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AI는 매번 새로운 질문을 받으면 이전 대화를 거의 잊어버리는 금붕어 같았습니다. 하지만 경험의 시대 AI는 여러분과의 모든 상호작용을 기억하는 오래된 친구처럼 작동합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좋아하는 음식, 싫어하는 영화, 주요 생활 사건 등을 시간이 지나도 기억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의미 있는 대화와 조언을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2. 자율적 행동과 관찰
인간 중심의 행동과 관찰에만 의존하는 대신, 경험의 시대의 에이전트는 ‘실제 세계에서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됩니다. 외부 애플리케이션 및 리소스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도구, 컴퓨터 사용 능력, Model Context Protocol(MCP)과 같은 기술이 이러한 자율성의 예입니다. 이러한 능력을 통해 AI는 더 이상 수동적 응답자가 아닌 능동적 행위자로 역할하게 됩니다.
일상적인 예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현재의 AI는 요리 레시피를 알려줄 수는 있지만 실제로 요리를 할 수는 없습니다. 반면 경험의 시대 AI는 스마트 주방과 연결되어 냉장고 속 재료를 확인하고, 오븐 온도를 조절하고, 요리 타이머를 설정하는 등 실제 행동을 취할 수 있게 됩니다. 마치 비서가 단순히 할 일을 메모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메일을 보내고 회의를 예약하는 것과 같습니다.
3. 자체 설계 보상 시스템
현재의 강화학습 시스템은 대부분 인간이 설계한 보상 함수에 의존합니다. 경험의 시대에는 AI 에이전트가 ‘시간에 따라 적응하고 사용자 선호도와 에이전트 행동 및 세계 관찰에서 얻은 실제 신호를 매칭하는 동적 보상 함수’를 스스로 설계할 수 있게 됩니다.
간단히 비유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AI는 학생이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면 칭찬하는 교사처럼, 인간이 미리 정해놓은 규칙에 따라 ‘잘했어/못했어’를 판단합니다. 경험의 시대 AI는 스스로 무엇이 가치 있는지 판단하는 법을 배웁니다. 마치 아이가 성장하면서 부모의 명시적 지시 없이도 어떤 행동이 바람직한지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4. 비인간적 사고 메커니즘
현재의 추론 모델은 인간의 사고 과정을 모방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앞으로 미래의 AI 에이전트는 세계와 상호작용하고 관찰하며 데이터를 사용하여 자신의 추론 과정을 검증하고 업데이트하여 세계 모델을 개발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조금 더 친숙한 예시로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체스 그랜드마스터인 가리 카스파로프는 직관과 경험으로 체스를 둡니다. 반면 딥블루 같은 AI는 인간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여 승리했습니다. 경험의 시대 AI는 인간의 사고방식을 흉내 내는 대신,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마치 우리가 바다 속에서 어떻게 숨을 쉬어야 할지 고민하는 대신, 잠수함이라는 전혀 다른 접근법을 발명한 것과 비슷합니다.
현재와 미래의 에이전트형 AI
에이전트형 AI의 개념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전에는 바둑과 같은 제한된 환경에서만 가능했습니다. 오늘날 복잡한 환경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에이전트와 강화학습의 발전은 이러한 제한을 극복하고 경험의 시대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쉽게 풀어서 설명해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지금까지 AI 에이전트는 마치 한 교실에서만 공부할 수 있는 학생과 같았습니다. 바둑이라는 과목을 가르치는 교실안에서는 세계 챔피언을 이길 만큼 뛰어났지만, 다른 교실로 옮기면 모든 것을 처음부터 배워야 했죠.
이제 AI 에이전트는 실제 세상이라는 넓은 ‘학교’ 전체를 탐구하고 한 분야에서 배운 것을 다른 분야에 적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마치 학생이 수학 시간에 배운 논리적 사고를 과학 시간에도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현재 에이전트형 AI의 상태
최근 몇 년간 자연어 처리, 컴퓨터 비전, 그리고 멀티모달 처리 능력의 발전으로 AI 에이전트가 더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에이전트는 점점 더 선제적이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다양한 형태의 입력을 처리하고 감정적 지능까지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Deloitte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기업의 50%가 2027년까지 에이전트형 AI 파일럿 또는 개념 증명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기업들이 단순한 응답형 AI를 넘어서, 복잡한 작업을 자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AI 시스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기술적 진보와 가능성
AI 에이전트의 발전을 가속화하는 몇 가지 주요 기술적 발전이 있습니다.
Model Context Protocol(MCP): AI 모델이 외부 애플리케이션 및 리소스와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하는 표준화된 방법
Agent2Agent 프로토콜: AI 에이전트가 서로 효과적으로 통신하고 협력할 수 있게 하는 기술
멀티모달 능력: 텍스트, 이미지, 음성 등 다양한 형식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생성하는 능력
플래닝과 추론: 복잡한 다단계 작업을 계획하고 수행하는 능력
이러한 발전은 AI 에이전트가 단순히 명령에 응답하는 것을 넘어서,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그 경험으로부터 학습하고 적응할 수 있게 해줍니다.
산업별 적용 전망과 사례
경험의 시대, AI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각 산업별로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제조업
제조 분야에서는 자율적인 AI 에이전트가 생산 과정을 최적화하고, 품질 관리를 개선하며, 장비 유지보수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생산 최적화: AI 에이전트가 실시간으로 생산라인을 모니터링하고, 생산 매개변수를 자동으로 조정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합니다. 이 과정에서 에이전트는 다양한 설정으로 실험하고, 그 결과를 관찰하며, 최적의 조건을 찾아냅니다.
예측 유지보수: 장비의 성능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여, 고장이 발생하기 전에 유지보수가 필요한 시점을 예측합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에이전트는 특정 장비의 고유한 패턴을 학습하여 예측 정확도를 높입니다.
품질 관리: 제품 검사 과정에서 AI 에이전트는 불량품을 식별할 뿐만 아니라, 어떤 생산 조건이 품질 문제를 야기하는지 파악하고 자동으로 조정합니다.
금융 및 보험
금융 부문에서는 경험 기반 AI 에이전트가 위험 평가, 사기 탐지, 고객 서비스 분야에서 혁신을 가져올 겁니다.
위험 평가: AI 에이전트가 시장 상황, 고객 행동, 경제 지표 등 다양한 데이터 소스로부터 학습하여 더 정확한 위험 모델을 개발합니다. 특히 새로운 유형의 위험이 등장했을 때 빠르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사기 탐지: 기존의 패턴 외에도, 에이전트는 실시간으로 새로운 사기 패턴을 식별하고 학습합니다. 사기범들의 전술이 진화함에 따라 방어 메커니즘도 자동으로 진화합니다.
고객 재정 관리: 개인 고객의 재정 상태, 지출 습관, 목표를 이해하고, 맞춤형 재정 조언을 제공하는 AI 어시스턴트가 보편화될 것입니다.
의료 및 헬스케어
의료 분야에서는 환자 치료, 진단 지원, 의학 연구에서 중요한 발전이 예상됩니다.
맞춤형 치료 계획: AI 에이전트가 환자의 의료 기록, 유전적 특성, 생활 습관 등을 고려하여 개인화된 치료 계획을 지속적으로 조정합니다. 특히 만성 질환 관리에서 효과적일 것입니다.
임상 의사결정 지원: 진단 과정에서 AI는 단순히 가능성 있는 진단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와 함께 추가 검사나 관찰이 필요한 영역을 식별하고, 임상적 추론 과정을 강화합니다.
의학 연구 가속화: 대량의 의학 문헌과 임상 데이터를 분석하고, 새로운 가설을 제안하며, 심지어 가상 실험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AI 에이전트가 연구 과정을 가속화할 것입니다.
기업의 준비 전략
경험의 시대로 진입하면서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에 대비해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합니다. 다음은 기업이 고려해야 할 핵심 준비 전략입니다.
데이터 인프라 준비
경험 기반 AI 에이전트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풍부하고 접근 가능한 데이터 환경이 필수적입니다.
API 설계 및 개방성: Silver와 Sutton이 강조했듯이, "에이전트는 코드를 실행하고 API를 호출하는 '기계 친화적' 행동을 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기업은 안전하고 접근 가능한 API를 구축해야 합니다.
통합된 데이터 접근: 다양한 시스템과 데이터 소스(ERP, CRM, 문서 저장소 등)에 일관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 통합 레이어 구축이 중요합니다.
실시간 데이터 처리: 에이전트가 실시간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행동할 수 있도록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최적화해야 합니다.
데이터 품질 관리: 에이전트의 학습 품질은 데이터의 품질에 크게 의존합니다. 따라서 데이터 거버넌스와 품질 관리 프로세스를 강화해야 합니다.
사람-에이전트 협업 설계
경험의 시대에는 AI 에이전트와 사람과의 효과적인 협업이 중요해집니다.
명확한 권한 설정: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영역과 인간의 승인이 필요한 영역을 명확히 구분해야 합니다.
피드백 메커니즘: 인간이 에이전트의 행동과 결정에 피드백을 제공하고, 에이전트가 이를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상호작용 인터페이스: 직관적이고 효율적인 인간-에이전트 상호작용 인터페이스를 설계하여 협업의 효율성을 높여야 합니다.
역할 재정의: 에이전트가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작업을 담당함에 따라, 인간 직원의 역할은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작업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습니다.
단계적 도입 로드맵
경험 기반 AI 에이전트의 도입은 단계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파일럿 프로젝트: 제한된 범위에서 AI 에이전트를 테스트하고, 성과와 학습 패턴을 관찰합니다.
성공 지표 설정: 에이전트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명확한 지표와 목표를 설정합니다.
점진적 확장: 초기 성공을 바탕으로 에이전트의 역할과 책임을 점진적으로 확대합니다.
지속적 모니터링: 에이전트의 행동, 학습 패턴, 성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평가합니다.
경험의 시대를 맞이하는 자세
AI의 '경험의 시대'는 기업에게 큰 기회와 도전이 동시에 다가올 겁니다.
준비된 기업은 이러한 변화를 통해 업무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고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수 있을 겁니다. 반면,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점점 더 경쟁에서 뒤처질 위험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AI 에이전트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협력 파트너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입니다. 인간과 AI가 서로의 강점을 보완하며 함께 일하는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업은 데이터 인프라를 개선하고, 인간-에이전트 협업 모델을 발전시키며, 윤리적 고려사항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경험의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지금이 바로 기업이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고 준비하고 선도할 때입니다.
AI 인사이트, 놓치지 마세요.
디피니트는 기업을 위한 AI 챗봇 솔루션 'DARVIS'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내부 문서와 데이터베이스를 AI와 연결하여 기업 내 지식 접근성을 높이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디피니트는 이러한 변화의 최전선에서 기업들이 AI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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