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예측이 조금 빗나갑니다. 계획보다 많이 구매합니다. 팔리지 않은 재고가 창고에 쌓입니다. 시간이 지나 설계가 바뀌고, 그 부품은 더 이상 쓸 곳이 없어집니다. 그런데도 ERP에는 여전히 정상 재고로 표시됩니다.
재고 손실은 폐기되는 재고의 구매원가보다 훨씬 큽니다. 창고에 자본이 묶이는 비용, 긴급구매 비용, 생산이 멈추는 비용까지 합쳐지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제조업에서 재고 손실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왜 ERP 수량은 맞는데도 문제가 숨어 있는지, 그리고 이를 조기에 발견하는 방법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양한 재고 손실의 유형들
재고 손실은 한 가지 형태가 아닙니다.
부진재고는 일정 기간 출고나 사용이 거의 없는 재고입니다. 과잉재고는 앞으로 필요한 양보다 많이 보유한 재고입니다. 진부화재고는 제품 단종이나 설계 변경으로 더 이상 쓸 수 없게 된 재고입니다. 재고 불일치는 ERP상 수량·위치와 실제 재고가 다른 경우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구분이 있습니다. "사용되지 않는 재고"와 "장부상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쓸 수 없는 재고"는 다르다는 부분이죠. 전자는 언젠가 쓸 가능성이 있지만, 후자는 이미 경제적 가치를 잃은 상태입니다.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하면 재고 손실의 진짜 규모를 파악할 수 없게 됩니다.
왜 시스템 수량은 맞는데 문제가 생길까요?
ERP의 재고 수량은 대체로 정확합니다. 문제는 수량이 맞다고 해서 그 재고를 실제로 쓸 수 있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재고 수량과 재고의 사용 가능성은 서로 다른 데이터입니다. ERP는 몇 개가 입고되고 출고됐는지는 잘 계산하지만, 이 품목이 현재 생산계획에 필요한지, 현행 BOM에서 계속 쓰이는지, 품질상 사용 가능한지는 자동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ERP의 "정상" 상태 구분이 너무 넓은 것도 문제입니다. 품질 보류품, 단종 예정품, 고객 지정품도 시스템상으로는 똑같이 정상 가용재고로 표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태값이 세분화되지 않으면 실제로는 쓸 수 없는 재고가 계획 시스템에서 공급 가능한 재고로 잘못 인식될 수 있습니다.
책임 소재가 분산된 것도 이유입니다. 구매부서는 구매 완료로 평가받고, 생산부서는 생산 중단을 막기 위해 재고를 보유하고, 설계부서는 BOM 변경 후 남은 재고를 따로 관리하지 않습니다. 이 구조에서는 아무도 재고의 최종 소진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책임지지 않습니다.
연 1회 실사에 의존하는 것도 발견을 늦춥니다. 한 번의 전수 실사만 하면 오류가 다음 실사까지 그대로 누적됩니다. 실사는 "존재하는지"를 확인할 뿐, "앞으로 쓸 수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합니다.
ERP와 실물 재고가 괴리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재고 괴리는 크게 두 방향으로 나타납니다.
하나는 ERP에는 있는데 실물이 없는 경우입니다. 출고 후 전산 처리가 누락되거나, 생산에 투입된 자재가 차감되지 않거나, 불량이나 스크랩이 시스템에 반영되지 않을 때 생깁니다. 시스템은 생산에 쓸 수 있다고 판단하지만, 실제 투입 시점에 자재가 없어 라인이 멈추거나 긴급구매가 발생합니다.
다른 하나는 실물은 있는데 ERP에는 없는 경우입니다. 입고 처리가 지연되거나, 다른 창고에 보관 중이거나, 이전 실사에서 누락된 경우입니다. 이 경우 시스템은 부족하다고 인식해 불필요한 발주와 안전재고 증가로 이어집니다.
이런 괴리가 쌓이는 이유는 실제 물류·생산 거래와 ERP 입력 사이의 시차, 그리고 수작업 비중 때문입니다. 거래량이 많고 입력이 늦어질수록, 수작업으로 처리하는 비중이 클수록 괴리가 커집니다. 여기에 ERP, MES, WMS, QMS, PLM처럼 여러 시스템이 각자 다른 품목코드와 상태값을 쓰면 문제는 더 복잡해집니다.
재고 손실의 실제 비용은?
재고 손실을 폐기 금액만으로 계산하면 실제 규모를 크게 과소평가하게 됩니다.
과잉·부진재고는 폐기되지 않아도 매년 비용을 발생시킵니다. 재고에 묶인 자본의 기회비용, 창고 보관비, 관리 인건비가 여기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과잉·부진재고가 30억 원이고 연간 보유비용률을 25%로 적용하면, 매년 약 7억 5천만 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합니다. 여기에 재고 불일치로 인한 긴급구매, 생산 중단으로 인한 손실까지 더하면 실제 부담은 훨씬 커집니다.
AI로 재고 손실을 조기에 찾는 방법은?
재고 손실을 줄이려면 실사에서 발견하는 방식이 아니라, 평소에 자동으로 감지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합니다.
가장 먼저, 장기·불용재고 탐지가 출발점입니다. 마지막 거래일뿐 아니라 향후 생산계획, 현행 BOM 사용 여부, 제품 수명주기까지 함께 봐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합니다. 단순히 "오래 안 움직였다"가 아니라 "앞으로도 쓸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그 후, 이상 패턴을 감지하는 것도 중요하겠죠. 가장 유용한 신호 중 하나는 "ERP상 재고가 있는데 반복적으로 긴급구매가 발생하는" 품목입니다. 이는 시스템 수량과 실제 재고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강력한 단서입니다.
마지막으로 안전재고 최적화도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모든 품목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대신, 품절 시 영향이 큰 품목은 여유 있게, 대체 가능하고 진부화 위험이 큰 품목은 보수적으로 관리하는 식입니다.
다비스(DARVIS)를 도입한 제조 현장에서는 재고, 생산, 납기 데이터를 연결해 이런 이상 신호를 자동으로 찾아냅니다. 정밀 부품 제조사 H사는 원인 파악에 30일 걸리던 과정을 3시간으로 줄였는데, 이 방식이 재고 이상 원인 추적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담당자가 "왜 이 재고가 안 움직이는지" 물으면, 관련 생산계획과 BOM 변경 이력, 최근 사용 패턴을 연결해 원인과 함께 답합니다.
실사가 아니라 평소에 발견하는 구조로
다비스(DARVIS)는 기존 ERP·MES를 교체하지 않고 위에 얹는 방식으로 재고 데이터를 연결합니다. 수량이 맞는지 확인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재고가 앞으로 쓰일 가능성이 있는지까지 함께 보여줍니다.
기존 시스템 변경은 0건이고, 도입까지 5주입니다. 재고 손실은 연말 실사에서 한꺼번에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쌓입니다. 그 손실을 발견하는 시점을 실사가 아니라 지금으로 앞당기는 것, 그것이 재고 손실 관리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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