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현장에서 흔히 듣는 말이 있습니다. "데이터가 없어서 분석을 못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들어가 보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ERP에는 재고와 발주 데이터가 있고, MES에는 생산 실적이 쌓여 있고, 설비에는 가동 로그가 남아 있습니다. 데이터는 충분히 많습니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2024년 스마트제조혁신실태조사에서 제조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업은 60.8%였지만, 실제로 분석에 활용하는 기업은 52.1%에 그쳤습니다. 데이터를 모으는 단계와 실제로 쓰는 단계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뜻입니다. 데이터가 없는 게 아니라, 의사결정이 필요한 순간에 연결되지 않는 것입니다. 이 글은 왜 연결이 안 되는지, 어떻게 연결하는지, 연결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살펴봅니다.
데이터가 있어도 쓸 수 없는 이유
같은 공장 안에서 부서마다 숫자가 다르게 보이는 경험, 제조 현장에서는 흔한 일입니다. 생산팀이 보는 재공 수량과 ERP 재고가 맞지 않고, 품질팀의 불량 집계와 현장 수기 기록이 어긋납니다.
이유는 데이터가 분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ERP, MES, 설비, 품질, 물류 데이터가 각각 다른 시스템에 따로 쌓입니다. 스마트공장 도입 기업 중에서도 자동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곳은 43.3%에 불과하고, 39.1%는 직접 입력, 17.3%는 여전히 수기로 작성합니다. 데이터는 있지만 연결되지 않은 채로 각자의 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어떤 품목이 위험한가", "납품 지연 가능성이 있는 주문은 무엇인가" 같은 질문 앞에서 담당자는 여러 화면을 열고, 엑셀을 다시 만들고, 경험에 기대야 합니다.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도 결국 사람의 기억에 의존하는 구조가 됩니다.
연결이 끊기면 생기는 비용
데이터 연결이 끊기면 가장 먼저 드는 비용은 인건비입니다. 데이터를 옮겨 적고, 맞추고, 재확인하는 과정이 매번 반복됩니다. 담당자가 분석보다 데이터 취합에 더 많은 시간을 씁니다.
다음은 품질 비용입니다. 불량 원인을 늦게 찾으면 재작업, 폐기, 납기 지연이 함께 늘어납니다. 원인 파악에 며칠이 걸리는 동안 같은 불량이 반복됩니다. 원가와 고객 신뢰에 동시에 타격이 옵니다.
의사결정 지연도 숨은 비용입니다. 필요한 정보가 흩어져 있으면 회의를 더 자주 열게 되고, 결론이 늦어집니다. 그 사이 현장은 베테랑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합니다. 그 경험은 특정 담당자에게 쌓이고, 담당자가 바뀌면 다시 사라집니다.
기존 시스템 교체 없이 연결하는 방법
데이터를 연결한다고 해서 기존 ERP나 MES를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시스템 통합"이 아니라 "데이터 흐름 추가"로 접근하는 것입니다.
현실적인 연결 방식은 네 가지입니다. ERP와 MES가 API를 제공하면 생산 지시, 실적, 재고 데이터를 직접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시스템 형식이 다를 때는 미들웨어가 중간에서 변환해 줍니다. 실시간이 꼭 필요하지 않은 데이터는 배치나 파일 방식으로 주기적으로 넘깁니다. 설비 앞단에는 게이트웨이를 두어 PLC, 센서 데이터를 표준 프로토콜로 수집합니다.
시작 순서는 ERP와 MES의 생산 지시 연동부터입니다. 그다음 MES 실적이 ERP 재고에 반영되게 하고, 설비 가동과 알람을 수집하고, 품질과 물류 데이터를 같은 흐름으로 확장합니다. 처음부터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묶으려 하면 복잡도가 급격히 커집니다. 핵심 공정부터 연결해 수기 입력과 재입력 비용을 먼저 줄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연결보다 표준화가 먼저입니다. 품목 코드, 설비 코드, 시간 기준이 시스템마다 다르면 연결은 되어도 분석은 못 합니다. 마스터 데이터 정리와 흐름 설계가 기술 구현보다 선행되어야 합니다.
연결하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사출 성형기 데이터를 MES와 연동한 사례에서는 관리자 업무 시간이 80% 단축됐고, 도면 배포 시간은 90% 줄었습니다. 생산 집계 정확도는 100%에 달했고, 바코드 연동으로 재고 정확도 99.9%를 기록한 사례도 있습니다.
린나이 코리아는 설계 데이터와 BOM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체계를 갖춘 뒤 도면 검색과 정합성 검증 업무에서 연간 약 12억 원을 절감했습니다. 인당 작업 시간도 연간 약 50시간 단축됐습니다.
다비스(DARVIS)를 도입한 정밀 부품 제조사 H사의 변화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ERP·MES·설비 데이터를 연결한 뒤 불량 원인 파악에 30일 걸리던 과정이 3시간으로 줄었습니다. 30년 경력의 공장장도 찾지 못하던 원인을 데이터가 찾아냈고, 불량 재발률은 90% 감소했습니다. 사람의 경험에 의존하던 판단이 데이터 기반으로 바뀌면서 속도와 정확도가 동시에 높아진 결과입니다.
데이터가 판단을 돕게 하려면
데이터 연결의 목적은 보고서를 더 잘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현장에서 반복되는 판단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데이터가 보고서 안에만 머물면, 회사는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도 여전히 사람의 기억에 의존하게 됩니다.
다비스(DARVIS)는 기존 ERP·MES를 교체하거나 수정하지 않고 위에 얹는 방식으로 흩어진 데이터를 연결합니다. 재고, 생산, 납기, 품질 데이터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고, 담당자가 한국어로 질문하면 바로 답이 나옵니다. 기존 시스템 변경 0건, 도입까지 5주입니다. 데이터가 판단을 돕게 하는 것, 그것이 제조업 데이터 연결의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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