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와 관련된 회의에 들어가 보면 막상 DX와 AX가 어떻게 다른지 모르는 경우도 꽤 많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AI 기술은 변화가 너무 빠릅니다. 하네스 엔지니어링과 루프 엔지니어링은 2026년에 생긴 말이고 MCP는 공개된 지 2년이 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온톨로지까지 더하면 새로 알아야 할 용어가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AX 회의와 제안서에서 자주 나오는 용어 20가지를 2026년 9월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용어마다 뜻과 함께 그 말이 나왔을 때 무엇을 확인하면 되는지 적었습니다.
AX 용어 20가지는 5가지 묶음으로 나눠 보면 구분하기 쉽습니다
AX 전략 용어(AX, AI 네이티브 기업)는 회사가 AI를 어디까지 쓰는지를 말합니다. 에이전트 용어는 AI가 스스로 실행하는 방식(AI 에이전트, 멀티 에이전트, MCP, 에이전트 워싱)과 그 실행을 통제하는 방법(하네스 엔지니어링, 루프 엔지니어링,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휴먼 인 더 루프, 가드레일)으로 나뉩니다. 모델과 데이터 용어(추론 모델, RAG, 온톨로지)는 AI가 답을 만드는 방식과 회사 데이터를 쓰는 방식을 말하고 인프라와 비용 용어(온프레미스, 소버린 AI, 토큰)는 AI를 어디에 두고 얼마를 내는지를 말합니다. 규제 용어(AI 기본법, AI 거버넌스, 섀도우 AI)는 법과 사내 규정에서 확인할 것입니다.
새 용어가 나오면 먼저 이 가운데 어느 묶음인지 보면 그 말이 어떤 문제를 다루는지 알 수 있습니다.
AX 전략 용어는 AI를 회사 안에서 어디까지 쓰는지를 말합니다
AX (AI 전환)
AX는 AI가 분석과 판단, 실행의 일부를 맡도록 업무 방식과 조직을 다시 설계하는 것입니다. DX(디지털 전환)가 종이와 수작업을 시스템과 데이터로 바꾸는 일이었다면 AX는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일하도록 바꾸는 단계입니다. 제안서에 AX라고 적혀 있다면 AI 도구를 도입하는 데서 끝나는지 업무 절차까지 바꾸는지 확인합니다.
AI 네이티브 기업 (AI-Native Enterprise)
AI 네이티브 기업은 AI를 기능으로 더한 회사가 아니라 처음부터 AI를 전제로 제품과 업무를 설계한 회사입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PwC는 AI를 빼면 제품이 작동을 멈추는지를 판별 기준으로 제시했습니다. AI 네이티브라고 소개하는 공급사라면 이 기준으로 AI 없이는 서비스가 작동하지 않는 구조인지 기존 서비스에 AI 기능을 더한 것인지 구분할 수 있습니다.
AI 에이전트는 목표를 받으면 여러 단계를 스스로 실행합니다
AI 에이전트와 에이전틱 AI (AI Agent, Agentic AI)
AI 에이전트는 목표를 받으면 계획을 세우고 도구를 쓰며 여러 단계를 스스로 실행하는 AI입니다. 에이전틱 AI는 에이전트 방식으로 작동하는 AI 전반을 가리키는 말이고 질문에 답하거나 글을 만드는 생성형 AI와 구분할 때 씁니다. 예를 들어 재고 부족 알림을 받은 에이전트가 ERP에서 재고와 발주 이력을 조회하고 발주 초안을 만들어 담당자에게 보내는 것까지 스스로 진행합니다.
미국 IT 시장조사기관 Gartner의 조사에서 AI 에이전트를 실제로 배포한 기업은 17%였고 60% 이상은 2년 안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답했습니다. 배포한 비율과 계획한 비율은 다른 숫자이므로 에이전트 확산을 말하는 자료를 볼 때는 실제 배포인지 계획인지 구분해 읽습니다. 업무별 에이전트 종류와 사례는 AI 에이전트 종류 정리에서 볼 수 있습니다.
멀티 에이전트 (Multi-agent)
멀티 에이전트는 역할이 다른 에이전트 여러 개가 함께 일하는 구조입니다. 월말 원가 보고라면 ERP 데이터를 조회하는 에이전트와 원가 차이를 분석하는 에이전트, 보고서를 쓰는 에이전트가 나눠 일합니다. 이들의 실행 순서를 조율하는 것을 오케스트레이션이라고 합니다. 에이전트가 늘면 AI를 호출하는 횟수도 늘어서 토큰 사용량이 커집니다. 멀티 에이전트 구성을 제안받으면 에이전트를 여러 개로 나눠야 하는 이유를 확인합니다.
MCP (Model Context Protocol)
MCP는 AI가 데이터베이스나 파일, 업무 도구 같은 외부 시스템을 쓰는 방법을 하나로 맞춘 표준 규격입니다. Claude를 만든 미국 AI 회사 Anthropic이 공개했고 지금은 리눅스재단 산하 재단이 관리하며 ChatGPT와 Gemini, Microsoft Copilot도 지원합니다.
예를 들어 MES에 MCP 서버를 만들어 두면 Claude에서도 ChatGPT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생산 실적을 조회할 수 있습니다. ERP나 MES를 MCP 방식으로 AI가 쓸 수 있게 만들어 두면 AI 서비스를 바꿔도 그 작업을 다시 하지 않아도 됩니다. 공급사를 비교할 때 MCP를 지원하는지 확인합니다.
에이전트 워싱 (Agent-washing)
에이전트 워싱은 정해진 순서대로 작동하는 자동화나 챗봇을 에이전트라고 부르는 마케팅 관행입니다. Gartner는 에이전트를 내세운 공급사가 수천 곳이지만 실제 에이전트 기능을 갖춘 곳은 약 130곳으로 추정했습니다. 제안받은 제품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도구를 골라 쓰는지 정해진 순서를 따르는지 시연에서 확인합니다.
에이전트를 안정적으로 쓰려면 실행 환경과 사람이 승인할 단계를 정합니다
하네스 엔지니어링 (Harness Engineering)
하네스 엔지니어링은 모델 바깥의 실행 환경인 하네스를 설계하고 고치는 일입니다. 에이전트는 모델과 하네스로 이루어진다는 설명에서 나온 말이고 하네스는 모델이 쓸 수 있는 도구와 권한, 따라야 할 규칙, 결과를 검사하는 장치까지를 가리킵니다. 개발 도구 회사 HashiCorp의 공동 창업자 미첼 하시모토가 에이전트가 실수할 때마다 같은 실수가 다시 나오지 않도록 환경을 고친 경험을 소개하면서 널리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생산 일보를 쓰는 에이전트가 MES 실적을 읽을 수만 있고 고칠 수는 없게 권한을 정하고 kg과 톤을 헷갈린 적이 있다면 단위 검사 규칙을 추가하는 것이 하네스 작업입니다. 같은 모델을 써도 회사마다 결과가 다른 이유가 하네스에 있습니다. 에이전트를 비교할 때는 모델 이름보다 권한과 검사 방식을 먼저 묻습니다.
루프 엔지니어링 (Loop Engineering)
루프 엔지니어링은 사람이 에이전트에게 한 번씩 지시하는 대신 지시하고 결과를 검사하고 다시 시키거나 멈추는 반복 구조를 설계하는 일입니다. 2026년 개발자들 사이에서 코딩 에이전트에게 직접 지시하지 말고 지시하는 시스템을 만들라는 주장이 확산되며 생긴 말입니다.
생산 일보라면 양식 검사를 통과할 때까지 에이전트가 다시 쓰게 하고 세 번 실패하면 담당자에게 알리도록 정하는 것이 루프 설계입니다. 반복 구조는 결과를 검사하는 기준과 멈추는 규칙으로 작동합니다. 사람의 확인 없이 반복 실행하는 에이전트라면 멈추는 조건과 최대 실행 횟수가 정해져 있는지 확인합니다.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Context Engineering)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은 AI가 일하는 시점에 무엇을 알고 무엇을 보고 무엇을 기억하는지 설계하는 일입니다. 질문을 잘 쓰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다음 단계로 불리며 OpenAI 공동 창업자 출신 AI 연구자 안드레이 카파시가 중요한 역량으로 꼽으면서 널리 쓰였습니다. 예를 들어 원가 분석 에이전트에게 이번 달 ERP 데이터와 원가 계산 기준, 지난달 보고서를 함께 주는 것이 컨텍스트 설계입니다.
에이전트가 불안정해지는 원인으로 필요한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문제가 자주 꼽힙니다. 에이전트가 엉뚱한 답을 낸다면 모델 성능보다 필요한 자료와 규칙을 받았는지부터 확인합니다.
휴먼 인 더 루프 (HITL, Human-in-the-loop)
휴먼 인 더 루프는 에이전트가 되돌릴 수 없는 일을 하기 전에 사람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유럽연합 AI법은 고위험 AI 시스템에 사람의 감독을 의무로 정했습니다. 발주 확정이나 단가 변경은 되돌리기 어려운 작업이라서 도입 전에 어느 단계에서 사람이 승인할지 정해 둡니다.
가드레일 (Guardrail)
가드레일은 AI가 정해진 범위를 벗어나는 행동을 하지 못하게 막는 규칙과 장치입니다. 휴먼 인 더 루프가 어떤 일을 사람이 승인할지 정하는 것이라면 가드레일은 실행 중에 금지된 행동을 차단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구매 에이전트가 단가를 조회할 수는 있지만 거래처에 메일을 보낼 수는 없게 막아 두는 것이 가드레일입니다. 사내 데이터를 쓰는 에이전트라면 외부로 보낼 수 없는 정보와 실행할 수 없는 작업이 무엇으로 정해져 있는지 확인합니다.
모델과 데이터 용어는 AI가 답을 만드는 방식과 회사 데이터를 쓰는 방식을 말합니다
추론 모델 (Reasoning Model)
추론 모델은 답을 내기 전에 단계별로 생각하는 데 연산을 더 쓰는 모델입니다. 복잡한 판단에서 정확도가 올라가는 대신 토큰 사용량과 응답 시간, 비용이 늘어납니다. 여러 공정의 데이터를 비교해 불량 원인을 찾는 일이 추론 모델에 맞는 업무입니다. 매일 같은 양식으로 만드는 생산 일보 같은 반복 업무라면 일반 모델로 충분한지 먼저 확인합니다.
RAG (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RAG는 AI가 답하기 전에 사내 문서를 검색해 찾은 내용을 근거로 답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현장 작업자가 설비 점검 주기를 물으면 AI가 설비 매뉴얼에서 해당 부분을 찾아 그 내용으로 답합니다. 모델을 다시 학습시키지 않아도 사내 규정이나 매뉴얼을 반영할 수 있어서 사내 문서 검색에 널리 씁니다. 검색 방법까지 에이전트가 스스로 정하는 방식은 에이전틱 RAG라고 합니다.
답의 품질은 검색되는 문서에 따라 달라집니다. 오래된 문서와 최신 문서가 섞여 있지 않은지 먼저 확인합니다.
온톨로지와 지식그래프 (Ontology, Knowledge Graph)
온톨로지는 제품과 부품, 설비, 공정, 거래처 같은 회사의 개념과 그 관계를 정해진 형식으로 정의한 것입니다. 여기에 실제 데이터를 채운 것이 지식그래프입니다.
원가팀이 말하는 단가와 구매팀이 말하는 단가가 다른 회사라면 AI도 어느 단가인지 구분하지 못합니다. AI가 회사 데이터를 쓰게 하기 전에 부서마다 다르게 쓰는 용어부터 정리합니다.
인프라와 비용 용어는 AI를 어디에 두고 얼마를 내는지를 말합니다
온프레미스 (On-premise)
온프레미스는 AI 모델과 서버를 클라우드가 아니라 회사 안에 직접 두는 방식입니다. 사용량이 많고 일정한 업무는 온프레미스가 경제적으로 유리해질 수 있고 사용량이 자주 바뀌는 초기에는 클라우드가 유리합니다. 보안 때문에 온프레미스를 검토한다면 서버 가격 외에 전기 요금과 냉각 설비 비용을 함께 봅니다.
소버린 AI (Sovereign AI)
소버린 AI는 국가나 기관이 AI 기술과 인프라, 데이터를 스스로 통제하는 것을 말합니다. 국가 차원에서는 자국 모델과 데이터센터를 갖추는 일이지만 기업 실무에서는 데이터 통제권을 지키면서 여러 AI를 골라 쓸 수 있는 상태를 뜻하기도 합니다. 공급사를 고를 때 회사 데이터가 어느 나라 서버에 저장되는지와 AI 학습에 쓰이는지를 확인합니다.
토큰 (Token)
토큰은 AI가 글을 나눠 처리하는 단위이고 대부분의 AI 서비스가 토큰 수로 요금을 매깁니다. 입력한 글과 AI가 출력한 글이 모두 토큰으로 계산되며 출력 토큰의 단가가 더 높습니다. 토큰 단가는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내려가고 있습니다. 견적을 받을 때는 단가와 함께 업무별로 쓰게 될 토큰 양을 확인합니다.
규제 용어는 법과 사내 규정에서 확인할 것을 말합니다
AI 기본법
AI 기본법은 2026년 1월 22일 시행된 한국의 AI 법이고 정식 이름은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입니다. 사람의 생명이나 기본권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고영향 AI와 생성형 AI를 제공하는 사업자에게 투명성과 안전성 확보 같은 의무를 정했습니다. 정부는 시행 후 최소 1년 동안 과태료 부과를 유예하는 계도기간을 두었습니다.
법은 채용과 대출 심사, 에너지, 보건의료 등을 고영향 AI 영역으로 정했습니다. 채용 서류 심사에 AI를 쓰고 있다면 고영향 AI에 해당하는지 계도기간 안에 확인합니다.
AI 거버넌스 (AI Governance)
AI 거버넌스는 AI를 안전하고 법에 맞게 쓰기 위한 원칙과 역할, 절차를 정한 사내 체계입니다. 책임있는 AI가 공정성과 투명성 같은 가치를 말한다면 AI 거버넌스는 그 가치를 실제로 운영하는 방법입니다. 누가 AI 도입을 승인하고 문제가 생기면 누가 책임지는지 정해져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섀도우 AI (Shadow AI)
섀도우 AI는 회사의 승인 없이 직원이 개인적으로 업무에 쓰는 AI 도구와 계정입니다. 예를 들어 직원이 개인 계정의 AI 서비스에 거래처 단가표를 입력해 정리하게 하는 것이 섀도우 AI입니다. IT 기업이 의뢰해 미국의 보안 연구기관 Ponemon Institute가 602개 조직을 조사한 결과 데이터 유출 사고 가운데 섀도우 AI와 관련된 비율이 전년 20%에서 43%로 늘었고 조사 대상의 68%는 AI 사용을 통제하는 정책이 없었습니다. 직원들이 업무에 어떤 AI를 쓰는지 먼저 파악하고 허용하는 도구와 입력하면 안 되는 정보를 정해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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