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입 성과를 확인하려던 한 운영 책임자가 컨설턴트에게 물었습니다.
수천 명이 일하는 회사인데, 전사에 AI 도구를 도입하고도 팀이 일하는 속도가 도입 전과 똑같다는 것이었습니다. 계약도 마쳤고 계정도 다 만들었는데 달라진 게 없다고 했습니다.
AI 도입 효과를 확인하지 못하는 회사는 여기만이 아닙니다.
맥킨지가 2025년에 105개국 1,99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88%가 회사에서 AI를 쓰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회사 전체 이익에 AI가 영향을 줬다고 답한 비율은 39%였고, 그마저도 대부분은 5% 미만이라고 했습니다.
AI 도입 효과를 확인할 때 회사가 보는 숫자는 대개 도입률입니다. 회사가 몇 명에게 계정을 줬고 그중 몇 명이 접속했는지입니다. 이 숫자는 회사가 계약을 늘리고 계정을 나눠주면 올라갑니다.
그런데 그 숫자가 올라가는 동안 일하는 속도가 그대로인 회사가 많습니다. 왜 그런지, 그리고 성과를 낸 조직은 무엇을 다르게 했는지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AI를 매일 업무에 쓰는 직원은 10명 중 1명입니다
여러 기업의 AI 도입을 대행해온 한 회사가 자사 프로젝트에서 관찰한 결과입니다. AI 도구를 전사에 배포하고 나면 직원들이 세 부류로 나뉘었습니다.
직원 100명 중 5~10명은 회사가 배포한 도구를 매일 업무에 씁니다. 자기 일에 어떻게 쓸지 스스로 방법을 찾아낸 직원들입니다. 20명은 가끔 열어보지만 큰 도움을 받지 못합니다. 나머지 70명은 배포된 도구를 거의 열지 않습니다.
이 대행사는 고객사 규모와 상관없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습니다. 50명인 팀에서도 5,000명인 회사에서도 비율이 비슷했습니다.
앞의 맥킨지 설문에서 88%가 AI를 쓴다고 답한 것과 어긋나 보이지만 두 숫자는 다른 것을 말합니다. 88%는 어떤 형태로든 AI를 쓴다는 응답이고, 5~10%는 회사가 도입한 도구를 매일 업무에 쓰는 비율입니다. 개인이 궁금한 것을 챗봇에 물어보는 일과 정해진 업무를 도구로 처리하는 일은 다릅니다.
그래서 회사가 보는 화면에는 도입이 끝난 것으로 나오는데 경영진이 느끼는 속도는 그대로입니다. 두 가지가 동시에 맞는 말입니다. 도입은 끝났고 성과는 없습니다. 계정은 100명에게 나갔고, 그 도구로 실제 업무가 달라진 사람은 10명이 안 됩니다.
AI를 쓰는 것과 잘 쓰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같은 업무를 두 직원에게 맡기면 결과가 곧바로 갈립니다.
첫 번째 직원은 요청받은 내용을 그대로 AI에 넣습니다. 결과가 나오면 훑어보고 문제없어 보이니 그대로 넘깁니다. 몇 주 뒤에 그 업무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AI가 요청하지 않은 부분까지 손댔는데 그때 아무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직원은 시키기 전에 범위를 정해줍니다. 어느 부분을 고치고 어느 부분은 그대로 두라고 먼저 말합니다. 결과가 나오면 요청한 것과 대조하며 읽고, 손대지 말라고 한 곳이 바뀌었으면 잡아냅니다. 그다음에 넘깁니다.
두 사람이 쓴 도구는 같습니다. 차이는 AI에게 무엇을 어떻게 요청하고, 나온 결과를 어디까지 확인하느냐입니다.
두 번째 직원이 하는 방식은 배워서 바로 되지 않습니다. 어떤 업무를 AI에 맡길 수 있고 어떤 업무는 사람이 해야 하는지, 요청할 때 배경을 어디까지 알려줘야 하는지, 결과에서 어느 부분부터 확인해야 하는지를 직접 여러 번 해보면서 알게 됩니다. 회사가 계정을 주고 사용법을 알려준다고 이 판단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같은 부서 안에서도 직원마다 결과가 갈립니다. 두 직원이 같은 도구를 같은 날 받았는데, 한 사람은 일이 절반으로 줄고 다른 사람은 몇 주 뒤에 문제를 수습하고 있습니다.
AI 도입률로는 접속 여부만 알 수 있습니다
회사가 보는 지표는 대개 이번 달에 접속했는지, 하루에 몇 번 썼는지입니다. 이 지표에 문제가 있습니다.
계정만 받고 한 번도 열지 않은 직원이 있습니다. 메일 문장을 다듬는 데만 AI를 쓰는 직원이 있습니다. 매일 반복하던 작업을 AI에 맡겨두고 결과만 확인하는 직원이 있습니다. 세 사람이 지표에서는 똑같이 처리됩니다. 모두 이번 달에 접속했으니 사용자로 잡힙니다.
회사가 AI 도입률을 확인하기는 쉽습니다. 접속 기록만 확인하면 됩니다. 정작 알아야 할 것은 직원 각자가 무엇을 얼마나 AI에 맡기고 있는지인데, 이건 회사가 따로 확인하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맥킨지 설문에서 AI를 전사로 확산한 단계에 들어선 조직은 약 3분의 1이었습니다. 나머지 조직은 일부 부서에서만 AI를 써보는 단계였습니다.
AI로 성과를 낸 조직은 무엇이 달랐을까요?
맥킨지는 같은 설문에서 성과를 낸 집단을 따로 분석했습니다. 이익에 의미 있는 영향이 있었다고 답한 조직들입니다. 이들이 다른 조직과 다른 지점이 세 가지 나왔습니다.
첫째, 이 조직들은 일하는 순서를 다시 짰습니다. 개별 업무 흐름을 근본적으로 다시 설계했다고 답한 비율이 다른 조직보다 거의 3배 높았습니다. 맥킨지가 검증한 여러 요인 중에서도 성과에 가장 크게 기여한 항목이었습니다. 기존 절차를 그대로 두고 AI만 붙이는 것과는 다릅니다.
둘째, 이 조직들은 사람이 확인할 자리를 정해뒀습니다. AI가 내놓은 결과를 언제 어떻게 사람이 검증해야 정확한지 그 절차를 정해뒀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고, 이 절차를 정해뒀는지 여부도 성과를 가르는 상위 요인이었습니다. 성과를 낸 조직은 사람을 빼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확인할 자리를 미리 정해뒀습니다.
셋째, 이 조직들은 경영진이 직접 썼습니다. 경영진이 AI 도입에 주인의식과 책임을 보인다고 답한 비율이 3배 높았습니다. 예산을 승인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경영진이 직접 사용하며 AI를 어떻게 쓰는지 보여준 조직이었습니다.
맥킨지가 찾은 세 가지 중 두 번째를 특히 눈여겨볼 만합니다.
성과를 낸 조직은 사람이 하던 일을 줄이는 쪽으로 가지 않았습니다. AI가 내놓은 것을 누가 언제 확인하고 넘길지를 업무마다 정해뒀습니다. 확인 절차를 정해두지 않으면 직원이 결과를 그대로 넘기거나, 반대로 불안해서 전부 다시 하게 됩니다. 두 경우 모두 AI를 도입한 효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회사는 AI 도입률 대신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도입률 대신 회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지금 하는 일이 어떤 상태인지입니다.
직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하는 일이 있습니다. 직원과 AI가 나눠 하는 일이 있습니다. AI에 맡겨두고 결과만 확인하는 일이 있습니다.
회사는 이 셋이 각각 몇 퍼센트인지 확인하면 됩니다.
이 세 숫자는 도입률과 다릅니다. 회사가 무엇을 바꿨는지 눈에 보이고,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도 분명합니다. 나눠서 하는 일과 맡겨둔 일이 늘어나면 실제로 일하는 방식이 바뀐 것입니다.
그리고 AI를 잘 쓰는 소수가 만든 방법을 나머지 직원이 따라 할 수 있게 옮기는 것이 회사가 할 일입니다. 그 사람들이 어떤 순서로 요청하고 결과에서 어디를 확인하는지 정리해두면 다른 직원이 따라 할 수 있습니다. AI를 잘 쓰는 직원에게 시간을 내달라고 하려면 회사가 그만한 이유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자기 방식을 정리해 공유하는 것이 평가에 반영되지 않으면 그 직원들은 하지 않습니다.
모든 직원이 도구를 익히기를 기다리는 대신, 매일 반복되는 일을 AI가 먼저 처리하게 해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직원은 결과를 확인하고 넘기거나 고치기만 합니다. 이 방식은 직원이 AI를 잘 다루지 못해도 업무가 줄어듭니다.
AI 도입 성과를 보는 질문이 바뀝니다
회사가 던지는 질문이 바뀌어야 합니다. 직원 몇 명이 AI를 쓰고 있는가가 아니라 어떤 업무가 실제로 끝났는가입니다.
회사에 도입률 100%는 목표가 될 수 없습니다. 계정을 전부 나눠줘도 실제로 AI를 쓰는 직원은 정해진 비율만큼입니다. 그 상태에서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가 회사가 정할 몫입니다.
지금 팀에서 매주 반복되는 업무 하나를 골라, 그 일을 직원이 다 하는지 AI와 나눠 하는지 AI에 맡겨두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디피니트 블로그를 구독하세요
디피니트는 제조 기업의 원가와 손익을 설명 가능하게 만드는 회사입니다. ERP 숫자와 현장 인식이 다를 때 근거를 대지 못하는 상황을, AI가 원인을 항목 단위로 분해해 조치 방향까지 보여주도록 바꿉니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것들을 블로그에 정리하고 있습니다. AI를 어디까지 맡기고 어디서 사람이 판단할지 고민하고 계신다면, 디피니트 블로그를 구독하고 새 글을 먼저 받아보세요.